추미애 장관 '검사 분리' 문제 협의 요구… 윤석열 총장 즉각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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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장관 '검사 분리' 문제 협의 요구… 윤석열 총장 즉각 거절
  • 김성남 기자
  • 승인 2020.02.1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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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대검에 '수사·기소 분리' 협의 제안 / 尹 총장" 권력형 범죄 수사에 큰 장애" / 추 언론엔 "기소권 뺏는다는 의미 아니다" 한발 빼 
/서울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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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일보=김성남 기자] 12일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 내 수사·기소 판단 주체 분리 검토"를 말한 다음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이 문제를 협의해 보자"고 제안했으나 윤 총장은 즉각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 수사를 벌인 윤 총장 참모들을 대거 좌천시킨 '인사 학살'에 이어 '수사·기소 분리' 문제를 두고 추, 윤 두 사람이 또다시 충돌한 것이다. 

이날 추 장관의 지시를 받은 조남관 법무부 검찰국장은 이날 오후 이정수 대검 기획조정부장에게 "(추 장관이 말한) 수사·기소 주체 분리 관련 협의를 하고 싶다"며 "오늘 대검찰청에 찾아가 윤 총장을 만나 뵙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이 부장의 보고를 받은 뒤 "지금 만나도 아무런 의미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당시 "법무부가 구체적 방안을 마련한 게 전혀 없지 않으냐"며 "추 장관이 밝힌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의 분리는 전(全) 세계적으로 입법 유례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윤 총장은 그러면서 "수사·기소 검사를 분리할 경우 권력형 부패 범죄에 대응하는 데 심각한 장애를 가져올 것"이라며 "대검은 반대 의견"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기소 주체 분리 검토'를 밝히기에 앞서 윤 총장과 아무런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무부의 협의 요청에 검찰 관계자는 "추 장관이 '대학살' 인사 때처럼 윤 총장과 협의하려 했다는 모양새만 보이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거절로 조 국장은 이날 결국 대검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에 법조계에선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따로 분리하는 것은 미·영 등 영미법 국가나, 독일 등 대륙법 국가에서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역시 수사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법조계에선 추미애 법무장관 말대로 수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할 경우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가 벽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 장관은 지난달 두 차례 검찰 인사를 통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조국 일가 사건' 등을 담당해 온 검찰 간부 대부분을 지휘 라인 밖에 있는 보직으로 모두 이동시켰다. 

검찰은 그 인사로 부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피의자인 13명에 대한 기소를 반대했지만 결국 윤석열 검찰총장의 벽에 부딪힌 바 있다. 

검찰은 이번 4·15 총선 이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장관(당시 민정수석), 이광철 민정비서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12일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 주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그러자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언론을 상대로 "추 장관의 11일 발언은 수사 검사에게서 기소권을 뺏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수사 검사가 아닌 제삼자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을 제기한 것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논의의 도화선을 붙인 것에 불과하고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이나 진행 방향이 정해진 건 없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법조계 한 인사는 "법무부 검찰국장이 대검에 '기소·수사 판단 주체 분리'를 협의하자고 한 날, 또 다른 법무부 관계자는 언론에 한발 물러선 것처럼 얘기했다"며 "법무부가 이처럼 오락가락하는데 추 장관이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나 한 것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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