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느 "대통령" 출마자의 "5대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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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느 "대통령" 출마자의 "5대 공약"
  • 임승환 기자
  • 승인 2019.09.19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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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환 영남취재본부장
/임승환 영남취재본부장

[신한일보=임승환 기자] 어느 대통령 출마자의 다음과 같은 5대 공약이 눈길을 끈다.

저의 첫 번째 공약은 안보와 국익을 우선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나라를 지키고 부강하게 만드는 일보다 앞서는 가치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떤 이념, 어떤 사상도 안보와 국익보다는 앞설 수 없습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우리의 조국이 부처님과 하느님을 위해서라면 한국과 한국인을 버릴 수 있는 광신자들이 사는 나라가 아니라 반대로 한국과 한국인을 위해서라면 부처님과 하느님을 버릴 수 있는 애국자들이 사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오니 한국과 한국인보다 자기가 확신하는 이념과 사상을 앞세울 분들이나 자기가 믿는 종교적 절대자를 앞세울 분들은 절대로 저를 찍지 마십시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정치적 분야든 경제적 분야든 문화적 분야든 그 어떤 분야이든 나라를 튼튼히 지키고 부강하게 만드는 일보다 앞서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대로 저를 찍지 마십시오.

저의 두 번째 공약은 국민적 상식과 정서를 존중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조국이 법보다 국민적 상식과 정서를 존중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법의 출발점은 국민적 상식과 정서입니다. 사람을 죽이는 살인행위가, 또 남의 물건을 훔치는 절도행위가 상식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살인행위와 절도행위를 처벌하는 법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있듯 국민적 상식과 정서는 그 어떤 법보다 앞서는 천법(天法)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합법이라 할지라도 국민적 상식과 정서에 반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이미 편법이요 고쳐야할 법이지 그대로 두어야 할 법이 아닙니다. 하오니 국민적 상식과 정서에는 어긋나도 위법은 아니라고 우기실 분들은 절대로 저를 찍지 마십시오.

저의 세 번째 공약은 자기의 손익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가 결정할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 자기의 손익을 자기가 결정하는 것은 사회적 정의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자기 상()을 자기가 결정하고 자기 벌()을 자기가 결정한다는 게 말이나 되겠습니까? 대통령도 자기의 연봉과 자기의 훈장을 자기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국회의원들과 지방의회의원들은 자기들이 누릴 특권과 연봉을 자기들이 정하고 자기들의 상벌마저 자기들이 정합니다. 이 밖에도 자기들의 손익을 자기들이 정하는 일부 특수기관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저는 어떤 경우에도 그런 특권을 방치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오니 자기이익을 자기가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분들과 그 패당들은 절대로 저를 찍지 마십시오.

저의 네 번째 공약은 기회가 균등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농사를 잘 짓는 방법은 땅을 골고루 잘 갈고 동일한 조건에서 씨를 뿌려 동일한 노력으로 정성스럽게 가꾸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선의 사회는 만인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동등한 경쟁을 하도록 하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어떤 경우에도 특권을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하오니 평등보다 지위에 따른 특권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절대로 저를 찍지 마십시오.

저의 다섯 번째 공약은 무노동 무보수의 원칙이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성경에도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일하지 않고 먹는 자는 결국 거지가 될 수밖에 없듯 일하지 않고 보수를 챙기는 국민이 있는 나라는 결국 빌어먹는 나라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성실한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일하는 자가 일하는 만큼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논리적으로 보더라도 일하지 않는 자는 노동자가 아닙니다. 노동자가 아니면 노동조합원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현장에서 일하지 않는 노조전임자는 있을 수 없습니다. 노조전임자는 군림자가 아닌 봉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무노동 유보수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절대로 저를 찍지 마십시오.

지금까지 말씀드린 5대 공약을 다시 한 번 요약해 드리면 저는 안보와 국익을 우선하는 나라, 국민적 상식과 정서를 존중하는 나라, 자기 손익을 자기가 결정할 수 없는 나라, 모든 기회가 균등한 나라, 무노동무보수의 원칙이 지켜지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고야 말겠습니다. 하오니 이에 반대하시는 분들은 절대로 저를 찍지 마십시오.

이런 공약이 발표되자 여러 언론들은"찍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 후보자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논평을 실었다."정치적 이념과 사상보다, 또 종교적 절대자 보다 안보와 국익을 앞세운다고 하니 찍어 줄 지식인과 종교인이 없을 것이고, 법보다 국민적 상식과 정서를 앞세우겠다고 하니 지금까지 합법내지 편법이라는 보호막을 가졌던 특권층들과 그 가족들이 찍을 리 없을 것이고, 자기들의 손익은 자기들이 결정할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니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및 그 정당원들이 찍을 리 없을 것이고, 만민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하니 기득권자들이 찍을 리 없을 것이고, 무노동무보수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하니 노조원들이 찍을 리 없을 것이므로 어찌 표를 얻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이게 왠 일입니까? 찍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야 할 이 후보자가 개표결과 당선이 확정되었고 그런 당선소식이 전해지자 온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만세! 만세! 대한민국 만만세!”를 외쳤다고 합니다. 정말 저도 거리로 뛰쳐나가 수많은 군중들과 함께 마음껏 외치고 춤추고 싶은 하루입니다. 오늘은 잠시나마 행복한 상상을 한 번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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