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자체, 긴급자금 지원…아시아나, 부산∼오키나와 노선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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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자체, 긴급자금 지원…아시아나, 부산∼오키나와 노선 뺀다
  • 김성남 기자
  • 승인 2019.08.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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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돗도리현... 2억8000만엔(약32억원)의 자금 1.43% 이율로 긴급지원
아시아나항공./서울1TV

[신한일보=김성남 기자]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일본 항공 여객이 급감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도 부산발 오키나와 노선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지난달 이후 한국인 고객에 의해 발생하는 매출은 약 50% 이상 줄었다.”

지난 4일 오후 일본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의 한 할인매장 직원은 "지난달 하반기 이후 한국인 손님이 줄기 시작해 이달 들어서는 거의 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오카야마현에 있는 골프장 등 다른 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 골프장의 경우 지난달부터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8월에만 이미 10팀(50명) 정도의 예약이 취소됐다.

특히 이번주 들어서는 한국인 골프 예약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야마시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오카야마고라쿠엔의 한 직원은 “지난달부터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절대 다수가 한국인인 인근 돗토리현의 경우는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영향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지역의 경우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주요 관광시설 등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만화 "명탐정 코난" 관련 자료 등이 전시돼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도 인기가 높은 아오야마고쇼후루사토관의 경우 7월 한국인 방문자수가 6월(424명)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료칸 등 온천지역 숙박업소의 단체관광객도 7월 이후 급격히 줄어들면서 지역 관광업계 불안감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돗토리현은 한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업계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긴급 대응에 나섰다. 돗토리현 히라이 신지 지사는 관광객 감소로 피해를 입게 되는 관광업계 등에 최대 2억8000만엔(약32억원)의 자금을 1.43%의 이율로 대출해주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지난 31일 전격 발표했다.

긴급한 경제변동 등의 사태에 대비해 마련해 놓고 있는 ‘지역경제변동대책자금’을 이번 사태의 극복을 위해 풀겠다는 것이다. 돗토리현은 이와함께 싱가포르·베트남 등 아시아지역 다른 나라의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지역신문사의 와타나베 아키코 기자는 “요즘 한국 관광객이 100명 이상 단위로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톳토리관광산업을 지탱해온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업계가 큰 충격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심각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돗토리현이 재정지원에까지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민들은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취한 2단계 경제제재 조치의 여파로 한국인 관광객이 지금까지에 비해 더욱 크게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항 등 지역 교통기관에도 영향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인이 전체 공항 이용객의 62%에 이르는 요나고공항의 경우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공항이 폐쇄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돗토리현 히라이 지사는 이와관련 인천~요나고 구간의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는 한국 항공사(에어서울) 측에 앞으로도 운항을 계속해줄 것을 요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카야마모모타로공항의 경우도 인천~오카야마 구간에서 한국인 관광객의 예약 취소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평범한 국민들은 이번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상당수 일본 국민들은 한·일 양국이 한 발씩 양보해 일단 대화의 기회를 만든 뒤 관계회복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돗토리현의 한 행사장에서 만난 히가키 리사(38.도쿄도 거주)는 “역사문제를 경제문제로 이어가는 것은 안 된다”면서 “(일본 정부의)경제제재 조치는 어린아이의 행동과 같이 옹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가들이 (한·일관계 악화를 원하지 않는) 대다수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경제제재 등의) 사안을 결정했으면 좋겠다”면서 “양국 관계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히가키는 한국 측에 대해 “위안부 문제의 경우를 보면 ‘또 얘기한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국가 대 국가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열차 안에서 만난 한 회사원(27·오카야마현 거주)는 “정부 대 정부의 약속을 지켜가면서 미래의 좋은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근 움직임을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돗토리현 야즈정에 사는 히가시구치 젠이치(66·농업회사 대표)는 “아베 신조 총리가 너무 오래 정권을 잡으면서 이런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아베 총리가 헌법을 개정하게 된다면 일본은 옛날의 일본으로 되돌아가게 되는데 이를 막아야 할 야당이 너무 약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거주하는 히가시구치 모리오는 “한·일 양국이 서로 양보해 김대중 정부 때와 같은 시대로 다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상황에 대해 “일본 국민은 조용하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데 반해 한국 국민은 상당히 격앙돼 있는 것 같다”면서 양쪽이 냉정한 상태에서 대응책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여행 거부 운동으로 일본 항공 여객이 급감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도 부산발 오키나와 노선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서울발 일본 노선 일부 운항을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후 추가로 일본 노선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23일부터 부산∼오키나와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아시아나는 부산∼오키나와 노선에 주 3회 취항하며 160석 규모의 A320을 투입하고 있다.

운항 중단 이유에 대해서 아시아나는 "수요에 따른 공급조정"이라고 밝혔다.

'보이콧 재팬' 여파의 하나로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이 확산하며 일본 노선 수요가 급격히 줄자 긴급히 추가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아시아나는 이미 지난달 말, 9월 중순부터 서울발 후쿠오카, 오사카, 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 기종을 A330에서 A321·B767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좌석 공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최대 290여명을 태울 수 있는 A330을 빼고, 이보다 정원이 적은 A321(174석)·B767(250석)을 투입해 일본 노선을 축소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뿐 아니라 국내 항공사 대다수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일본 노선 조정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9월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다른 일본 노선에도 투입 항공기를 소형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일본 노선 운항 축소에 나섰다.

티웨이항공은 이미 지난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9월 대구∼구마모토, 부산∼사가 등 정기편 운항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도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에 따라 일본 노선 여객 수요가 급감하는 것이 이제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고, 이런 분위기가 점점 더 확산하는 추세여서 항공사마다 적자를 보지 않으려 일본 노선 조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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