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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퍼주기식 "대북정책" 한번쯤은 생각과 재검토를 해보자.

[신한일보=임승환 기자] 손자병법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구체적 전술로는 군사력이 약하면 방어전이 좋고 강하면 공격전이 좋다고 되어 있다. 특히 군사력이 10배 이상 높으면 전면전을 벌여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군사력과 경제력은 다르다는 점이다. 몇 년 전의 통계이기는 하지만 세계군사력(GFP: Global Fire Power) 사이트에서 발표한 각국의 군사력 순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총군사력 9위, 병력수 6위, ICBM 무보유국이고 북한은 총군사력 11위, 병력수 3위, ICBM 8위이다. 이런 통계수치를 놓고 볼 때 북한의 군사력은 우리보다 오히려 앞선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전능력을 뒷받침할 경제력을 감안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18년 발표한 국가별1인당 국민소득(GDP)을 주요국별로 살펴보면 리히텐슈타인이 $170,373로서 1위이고, 노르웨이는 $100,000로서 4위이고, 미국은 $47,882로서 18위이고, 일본은 $43,407로서 21위이고, 우리나라는 $25,167로서 33위이고, 중국은 $5,440로서 95위이고, 인도는 $1,528로서 146위이고, 북한은 $1,074로서 166위이다.

이런 IMF의 통계치를 근거로 할 때 남한의 GDP는 북한의 GDP보다 23.43배 높다. 손자병법에 준하면 이정도의 경제력 우위를 가진 나라라면 먼저 전면전을 벌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이지만 군사력을 감안할 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군사력과 경제력의 관계를 잘 설명한 사람은 세계적인 역사학자인 동시에 국제문제 전문가인 예일대학의 폴 케네디(Paul Kennedy) 교수이다. 그는 1988년 1월에 발행한 유명한 저서 『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이라는 책에서 단기전은 군사력이 좌우할 수 있어도 장기전은 단연코 경제력이 좌우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경제력과 군사력을 합쳐서 평가하면 우리가 북한 보다 월등히 못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지금까지 벌어졌던 인류의 전쟁사를 뒤돌아보면 전쟁 상대국이 피하면 피할수록 오히려 전쟁 선호국은 더욱 강하게 나섰고 반대로 당당히 맞서면 오히려 전쟁 선호국의 기가 위축되었다. 수나라가 쳐들어왔을 때 당당히 맞섰던 고구려는 승리했고 전쟁을 일으켰던 수나라는 계속되는 침공의 실패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그에 따른 내란으로 618년에 망하고 말았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감안할 때 우리는 북한에 대해 보다 당당해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본다.

약자를 짓밟으려 드는 나라는 있어도 보호하려 드는 나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듯이 당장 기업경쟁에서도 약자는 깔보고 짓밟는 대상이지 감싸고 보호하는 대상이 아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이런 냉엄한 국제적 현실을 감안할 때 인도적 지원이란 계속 인도적 지원을 구걸하도록 상대국을 묶어 놓는 마약과도 같을 뿐이다.

현실적으로 세계 각국이 아프리카의 극빈국에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은 계속 그런 지원을 애걸복걸하도록 묶어 놓는 마약과도 다름없을 뿐더러 인도적 지원의 역사는 이를 증명한다. 극빈국들이 겨우 목숨을 이어가도록 소량의 식량을 지원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결코 극빈국들이 자립할 수 있는 생산기반을 통째로 지원한 예는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인도적 지원이라거나 배고파 죽어가는 동족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명분을 내세워 북한에 퍼주기를 계속하는 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을 협박하면 할수록 돌아오는 대가가 커진다는 오해를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지금까지의 행해진 인도적 대북지원이 핵무장으로 돌아온 현실을 뻔히 보고서도 우리가 왜 그런 바보 같은 퍼주기 지원을 계속해야 한단 말인가?

혹자들은 군사용으로 전용되지 않을 생필품이나 의약품 같은 서민복지용 현물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정말 어이가 없는 망언이라 볼 수밖에 없다. 풍선효과라는 말이 있듯 한 국가의 예산을 큰 풍선에 비유할 때 복지예산이 줄어들면 다른 예산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당장 우리부터 국가적 재난이 생기면 다른 분야의 예산을 조금씩 줄여 복구재원을 마련하지 않는가? 더욱이 그런 복지차원의 지원은 배고파 못살겠다며 터져 나올 북한의 내부적 민란과 쿠데타를 우리가 앞장서 막아주는 꼴이 된다. 우리가 왜 앞장 서 독재를 연장하는 후원자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처벌이 강할수록 범죄가 줄어드는 법은 있어도 처벌이 약할수록 범죄가 줄어드는 법은 없다. 그래서 어느 국가든 범죄가 늘어나면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이 상식이다. 우리가 왜 그런 평범한 상식을 져버리고 북한이 협박수위를 높일수록 우리 스스로 처벌수위를 낮추고 퍼주기로 통사정을 해야 한단 말인가? 정말 군사전략의 ABC도 모르는 한심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도대체 국민의 몇 %가 그런 달래기식의 퍼주기 정책에 동의했단 말인가? 지금이라도 국민의 뜻을 제대로 물어보고 대북정책을 재검토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임승환 기자  press35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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