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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위기의 한국반도체 산업과 대책"

[신한일보=편집국] 필자는 학사, 석사는 미술을 전공하였지만 박사는 재료공학을 전공한 공학 박사이다. 북경 칭화대에서 10년 가까이 정교수로 근무하면서 공업입국을 향한 그들의 노력과 애착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고, 우리가 잘 알다시피 북경의 칭화대학 출신은 후진타오 전주석과 시진핑 현주석등 인맥이 대단히 화려하다.

그들은 공공연히 `칭화방'이라는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중국 곳곳에서 나라를 이끌고 있다. 현재 칭화대학은 중국의 첨단산업을 이끄는 핵심거점으로, 교수신분인 필자도 접근조차 못하는 곳이 어려 곳이 있다.

일반인들은 반도체하면 전자공학을 우선 생각하겠지만 반도체의 핵심은 전자공학과 재료공학의 합작품이라 볼 수 있다. 오랜 기간 중국에 근무하면서 또 칭화대학을 정년퇴임하고 중국을 드나들면서 중국정부의 반도체에 대한 애착과 집념을 엿볼 수 있었다.

우리와 중국의 반도체에 관련하여 그동안 보고, 겪고 느낀 내용을 담담하게 서술하고자 한다. 급변하는 첨단 경쟁시장에서 이제 반도체산업은 기업의 의자만 갖고는 할 수가 없고 위정자들의 의자만으로도 할 수가 없다.

필자는 우리 산업 전반에 대한 고찰을 하며 반도체를 중점적으로 조망해 보려고 한다. 필자의 글이 기업이나 위정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 우리 반도체 산업이 더욱 활성화된다면 너무도 보람되리라 생각한다.

◇한국의 대표산업 반도체

한국은 미국, 일본, 독일, 중국과 더불어 세계적인 공업 선진국의 지위에 이미 올라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한국의 제조업을 걱정하는 위기의식이 커져가고 있다. 중국, 일본 등 쟁쟁한 이웃한 나라와 비교했을 때의 우려를 할만하지만, 세계적인 시야로 넓게 보아 우리가 열심히 노력만 한다면, 아직은 반도체에서 우리나라와 견줄 공업 선진국을 찾기 어렵다.

지난 반세기 이상 이웃한 쟁쟁한 대국들과 비견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저력을 만들어온 선배 기술자들과 위정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보통 한국의 5대 산업이라 하면, 철강, 자동차, 조선, 반도체, 석유화학을 꼽는다. 이 산업의 주요 제품 고객들을 보면 역시 내수보다는 외국 buyer 들의 비중이 크다. 즉, 한국은 자원을 들여와 고부가가치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수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먹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한국이 에너지 빈국이라고 믿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원유는 수입하지만 원유를 석유화학 제품이나 석유에너지로 가공하여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필자가 아는 바로는 한국이 세계 5번째 원유 수입국이나 수입량의 절반은 가공되어 다시 재수출되고 있다. 원유 매장 빈국의 한계를 넘어 에너지를 수출하는 주요 국가가 된 것이다.

최근에는 반도체와 함께 주력 수출 품목이 되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석유화학, 정제 사업은 거대한 장치 사업으로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품질을 인정받아 꾸준한 cash cow로서의 역할을 앞으로도 기대할 만하다.

우리 자동차는 세계 6번째 생산 국가이며 현대차 그룹은 세계 5대 자동차 maker 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현대차 그룹이 지금까지 선전하고 있으나, 차세대 생존 전략에 대해서는 한 가지 우려되는 바가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14년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를 10조 넘게 주고 매입하면서 3년 이상 부지를 놀리다가 2019년도에 105층 빌딩 착공에 들어간다고 한다.

자동차는 끊임없는 R&D를 요구하는 사업으로, 지금은 자동차 산업의 근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 또는 수소연료전지로 기본개념이 전환되는 아주 민감한 시기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면에서 연구개발이 아닌 삼성동 부동산 매입에 10조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것은 뼈아픈 선택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동차 업의 본질이 부동산은 아닐 텐데 미래 자동차 산업과 맞바꾼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가 된다.

그럼에도, 온갖 도전에도 불굴의 용기를 보여준 한국 자동차 기업은 앞으로도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믿는다.

철강 산업은 좀 더 상황이 미묘하다. 국내 최대 철강 기업은 Posco사이며, 국영기업으로 출발하면서 우리나라의 기간산업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회사다. 지금은 민영화 되었으나 아직도 포스코 회장은 정치권의 입김에 좌우되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전략보다는 위정자의 의중에 귀 기울이고 심지어 지난 정권에서는 자원외교를 통한 위정자의 자금 세탁에 활용되었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철강 산업은 세계 6번째 생산량을 기록하며,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와 조선에 꾸준히 강판을 공급함은 물론, 해외에 수출하는 주력 품목으로 우뚝 서 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을 생산하는 한국의 철강 산업이 소수의 이익이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발전을 위해 계속 전진하기를 바란다.

조선 산업은 중국의 인건비에 밀린 업종으로 인건비에 좌우되는 산업으로 생각되어 온 측면이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조선 3사는 중국의 조선업에 밀려서 최근까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이 조선공학에 있어 독보적인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80년대 일본이 조선 산업에 대한 정책 착오로 자체적으로 조선 생산 능력을 절반으로 줄이게 되었다. 이때, 많은 일본 기술자들이 한국으로 와서 초기 단계인 한국의 조선 기술을 발전시키게 된 것이다.

이후 갑자기 전 세계적인 조선 물량이 급증했을 때, 80년대부터 착실히 기술개발과 생산능력을 향상시킨 한국의 조선사에 물량이 몰리게 되었고, 한국의 기술과 선박 수주량이 일본을 압도하게 되었다. 중국은 90년대 이후 조선 기술을 일본으로부터 카피하고 벤치마킹해 발전시킨 결과 아직도 한국의 기술에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들이 운항 중에 멈춰버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되어 중국산 선박에 대한 신뢰가 급격히 추락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으로 LNG 선박의 수요가 최근 급증하는 가운데 해운업체 들의 선박 수주가 중국을 피하고, 한국에 집중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일국의 산업 정책이 한 산업을 흥하게 하고 쇄하게 하는 일례를 일본의 조선업 정책에서 느낄 수 있다. 또한, 정부 정책뿐만이 아니라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과 근로자의 품질과 기술개발에 대한 노력이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음을 중국 조선 산업의 예에서도 볼 수 있다.

한국은 그런 면에서 행운이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조선업의 어려운 시절에도 품질과 기술개발을 이어오면서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산업 기술자의 노고와 기업인의 고뇌를 생각해야 한다.

최근 몇 년동안 조선, 철강, 자동차 산업이 주춤하며, 반도체의 수출 비중이 한국 전체 수출 비중에서 20%를 넘을 정도로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가고 있다. 아니, 반도체의 성장은 다른 산업에 대비한 상대적인 성장이 아닌 큰 폭의 절대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강하고 수출이 잘 되어 무역수지 흑자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반도체의 표면적인 성과의 내부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건강한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대목이 있다.

철강, 자동차의 경우에는 완성차 업체가 제품을 만들기 까지는 많은 협력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 완성차 업체만이 아닌 많은 중견, 중소기업들의 탄탄한 기술과 산업 생태계가 밑받침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고용창출의 효과가 다른 산업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반도체는 위의 산업과 비교해서 다수의 고용창출 효과보다는 자본 집약적, 설비 집약적인 산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 산업 발전이 몇몇 기업의 선전이 아니라 한국 산업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반도체 제조업체를 뒷받침하는 건강한 중견, 중소기업의 촘촘한 생태계로 연결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은 거꾸로 반도체 제조업체의 기술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산업의 쌀을 생산하는 철강 산업을 기간산업으로 발전시켰으며, 강판의 원활한 공급을 바탕으로 조선,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켜 많은 고용창출을 일으키고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어 막대한 외환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또한, 에너지 빈국이면서도 정부의 중화학 공업 정책을 통해 원유를 수입해 일부는 국내에서 소비하되, 해외에 오히려 석유제품을 수출함으로써 주요 에너지 수출 국가가 되었다.

반도체는 국내기업이 80년대 개발한 반도체 제품을 일본 업체들이 시장에서 고사시키려고 덤핑으로 견제하는 등 치열한 국제 경쟁 과정에서 살아남아 이제는 세계 시장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산업이 되었다.

이제 반도체는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리며, 다가오는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가장 필요로 하는 기초 핵심 부품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기간산업, 공산품 제조 산업에서 세계 공업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산업에 가장 필요로 하는 반도체 산업으로 또 한 번 도약해야 할 때이다.

한국의 산업 발전은 정부의 정책과 모험에 가까운 기업가 정신, 현장 기술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룩하였다. 즉,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위정자의 정책 또한 산업 발전에 중요하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반도체 산업에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필자의 견해를 이 지면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차홍규 한국경찰일보 전문위원/한중미술협회 회장

신한일보 편집국  pressmail@shinha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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