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을 나누어먹기식 “추경예산” 과연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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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을 나누어먹기식 “추경예산” 과연 정당한가.
  • 임승환 기자
  • 승인 2019.05.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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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원리”를 제대로 알아보자.

[신한일보=임승환 기자] 영국의 기술자 아크라이트(Richard Arkwright, 1732~1792)는 1769년에 수력방적기를 특허 받음으로써 영국의 섬유산업 발전에 일대 혁명을 가져다주었다. 그가 발명한 방적기는 숙련공을 필요로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인력이 아닌 동력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대량생산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는 그가 발명한 방적기로 영국 각지에 대규모 방적공장을 짓고 직접 경영에 나섰던 산업혁명기의 대표적인 기업가였다. 비록 그의 독점에 반대했던 면방업자들이 그의 특허가 남의 것을 도용한 것이라 하여 소송을 벌인 결과 1785년에 그의 특허가 무효화되긴 했지만 그의 특허가 일부 도용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근대적 공장제를 창시하고 성공적으로 경영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래서 그는 1786년에는 기사작위를 받았고 1787년에는 더비셔(Derbyshire) 주의 주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임승환 기자.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위의 예에서 보듯 수동직기가 아닌 자동직기의 필요성이 높아지자 자동직기가 발명되었고 그날 이후 수동직기는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는 곧 수요는 공급을 창출한다는 말이 되는 동시에 수요가 사라지면 공급도 사라진다는 말이 된다. 

실제로 “수요는 공급을 창출한다.”는 경제학의 원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근대까지 남아선호사상이 자리 잡았던 이유는 딱 하나였다. 

노동력과 전투력을 가진 남자가 있어야만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이 보장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50여 년 전만 하더라도 부잣집의 대명사 같았던 식모를 사라지게 한 장본인 역시 인권운동가들이 아니라 가전제품들이었다. 냉장고, 세탁기, 세척기, 가스렌지, 전자렌지 같은 가전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주방업무가 기계화, 자동화되자 식모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케인즈이론의 핵심인 유효수요의 창출도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경제학의 원칙을 재확인해주고 있다. 1929년에 있었던 미국 대공황의 근본원인은 수요없는 과잉생산이었다. 

팔리지 않는 물건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기업들은 노동자들을 대량해고 하게 되었고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되면서 소득이 없어지자 상품은 더욱 팔리지 않게 되어 결국 공장은 문을 닫게 되었고 공장이 문을 닫게 되자 기업과 은행의 부도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과제로 떠오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부채를 떠안더라도 정부예산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국정부는 아스완댐 같은 대형공사를 벌여 유효수요를 창출했고 그런 정부적 차원의 인위적 유효수요의 창출로 미국은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예산, 追更豫算)을 편성하여 정부가 유효수요를 창출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추경예산은 유효수요를 창출하는 쪽이 아니라 단순히 현금 나누어먹기 식의 추경예산인 경우가 많다. 

공무원 숫자를 늘린다든지, 청년수당을 늘린다든지, 임시직 서비스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추경예산은 사실상 현금을 나누어 먹는 추경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추경은 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생산된 제품이 소비되는 일과는 무관한 추경예산이기 때문이다.

인류역사를 돌아보면 그런 “나누어먹기 식” 추경으로 국가경제를 회복시킨 전례가 없다. 추경예산의 진정한 목적은 공장이 돌아가면서 제품이 생산되고 생산된 제품이 팔려서 종업원들의 소득이 증대되는 선순환을 회복하는데 있다. 

오죽하면 케인즈가 바다에 빠뜨리는 한이 있더라도 공장을 돌리고 제품을 만들라고 했을까? 제발 우리정부가 경제의 원리를 바로 보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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